미국의 동성결혼 합헌 결정에 대한 한마디

이번 동성결혼 합헌 결정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기독교계와 찬성자 양 쪽 모두에 한마디씩 하고 싶다. (욕만 먹고 본전도 못찾을 글을 맘 속에 접어두지 못하고 한참 쓰고 있는 것 보면 나도 참 어지간한 놈이다..)

'허용'과 '옳음'의 기준이나 관점은 다르다. 동성애자 결혼이 합법화된 것은 그들의 선택의 자유가 보장된 것이지 그것이 옳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기는 곤란하다는 뜻이다. 좀 더 극단적으로 말하면 죄를 짓는 것도 자유이고 권리다. 그리고 그 자유의 권리의 결과가 '옳음'의 기준에서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본인의 선택이 결정하는 것이다. 이것은 성경 66권을 통해 볼 수 있는 하나님의 섭리 안에 있는 과거/현재/미래이고, 자유의지가 주어진 (사람이 이해할 수 없는) 하나님의 결정이다. 이번 결정이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기독교의 부당한 태도를 개선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물론 모든 결정에는 pros와 cons가 존재하게 마련이다).

어쨌든 이런 의미에서의 자유와 권리의 보장이라면 사실 이번 동성애 합법화가 기독교적 입장에서도 큰 충격일 이유가 없다. 오히려 기독교의 부당한 차별적 태도가 낳은 결과라는 측면에 보면, 적반하장적인 태도에 가깝다. 크리스천이 해야할 일은 이번 결정에 반대 운동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모든 사람들을 섬기고 서로 사랑하는 것이다. 기독교의 옳음을 주장하는 방법은 이런 식의 반발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을 보이는 것으로 증명해야 한다. 이번 합헌 결정으로 동성애가 더 확산될까? 아니다. 원래 그랬고 예전부터 존재했던 것이 양으로 드러나는 것 뿐이다.

그러나 반대로, 이번 결정의 찬성 입장에서의 태도나 발언에도 아쉬움이 많다. 이번 결정에 찬성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공격적 태도 또한 그들이 비판하는 기독교계의 잘못된 태도를 반복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만의 '옳음'을 강요하는 태도가 기독교의 그것과 다를 바 없어 보이는 것은 나 뿐인걸까. 

'옳음'을 사람이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이 기독교의 입장이지만, 어떤 '옳음'을 선택해야 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어느 한 쪽을 강요할 수 없다. 기독교의 구원 과정에서의 중생은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지 타의에 의해 강요된다고 해서 성립되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이번 결정이 '옳다'고 여기는 사람들 입장에서 그 옳음은 사람들이 합의하고 만들어 가야한다고 생각한다면, 모든 사람이 그 의견에 찬성하기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는 일부에서 우려하는 동성애 반대 발언에 대한 처벌과 같은 발상이나 적용으로 확장되는 것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고 본다.

아무튼, 이번 결정에 '사랑이 이겼다'는 식의 피켓은 나에게 있어서는 마치 '동성애는 죄'라는 문구의 피켓과 같은 비슷한 부정적 느낌마저 들게 만든다. 그러한 멘트는 각자의 입장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을 뿐더러 오히려 왜곡된 시각이나 선입견을 갖게 만드는 행태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말하는 사랑은 그들이 정의하는 사랑이다. 생각같아서는 내 SNS 프로필에 무지개를 반쪽만 넣어볼까 했는데, 이것도 오해만 불러일으킬 것 같아 참기로 했다. 

 

29F72AE700000578-3140610-LET_THE_STREET_PARTIES_BEGIN_Gay_marriage_is_now_legal_in_all_50-a-3_1435350708737

(이미지 출처: http://www.dailymail.co.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