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을 대하는 마음의 자세

<우루과이 한 성당 벽의 주기도문>

“하늘에 계신” 이라고 하지 마라,
세상 일에만 빠져 있으면서.

“우리”라고 하지 마라,
너 혼자만 생각하면며 살아가면서.

“아버지”하지 마라,
아들 딸로서 살지 않으면서.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며” 하지 마라,
자기 이름 빛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

“아버지의 나라가 임하옵시며” 하지 마라,
물질만능의 나라를 원하면서.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하지 마라,
내 뜻대로 되기를 기도하면서.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하지 마라,
가난한 이들을 본체만체하면서.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우리가 용서하오니 우리 죄를 용서해주시고” 하지 마라,
누군가에게 아직도 앙심을 품고 있으면서.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하지 마라,
죄지을 기회를 찾아다니면서.

“악에서 구하소서” 하지 마라,
악을 보고도 아무런 양심의 소리를 듣지 않으면서.

「지렁이의 기도, 김요한 저, 새물결플러스」 중에서

2017년은 여러가지로 반성할 것이 많은 한 해다.
2017년의 기록

하지만 동시에 감사한 것은, 포장만 번지르한 그리스도인이 되어가고 있는 내게 울리고 있던 경고를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루과이 성당의 벽에 새겨진 경고처럼. 한 줄 한 줄이 다 내게 해당되는 것 같다. 그리고 어느 샌가부터 내가 모든 일을 다 저질러 놓고는 하나님께는 통보만 하고 있었던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는 믿음이라는 허울좋은 탈을 쓰고는 기도와 말씀은 방구석 어딘가에 처박아둔 채 하나님께 막연한 뒷수습만 기대하고 있는 건방진 태도를 발견하게 됐다. 그 결과로 처절한 실패와 초라함만 남았고, 이것 또한 나를 다시 하나님께로 끌어내시려는 계획이심을 알게 된다.

오늘 사내 크리스천 모임에서, 내가 평소에 늘 기억하고 있던 성경구절을 나누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 (잠언 16:9)

늘 알고 있으면서도 나는 왜 스스로 그 길을 가려고 했을까. 내 자아는 왜 살아 꿈틀대고 있었까. 나를 사랑하는 하나님이 내 “기도”에 응답하시고, 그 분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그 기도를 땅에 떨어뜨리지 않으시는 것을 나는 왜 먼 길을 돌아 실패해야만 깨닫게 되는가. 1-2년 전쯤, 하나님에 대한 열정을 잃어버려가고 있는 것에 대해 경고하고 계시지 않는 것 같아 ‘아직은 괜찮나 보다’했던 나태함과 교만함이 부끄럽기 그지없다. 나도 결국 보잘 것 없는 피조물일 뿐, 그 분의 크심 앞에 엎드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직 여러가지 문제들과 마음의 짐이 산적해 있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2017년의 실패를 상기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가장 좋은 것을 주기 원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고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을 허락하셨고, 입술을 열어 그 분께 맡겨드릴 수 있는 마치 물 속에서 주어진 호흡관처럼 소중한 희망을 갖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진정한 행복이란 ‘관계’ 속에서 나온다는 것도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었고, 이로써 그 중 가장 소중한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실마리를 얻게 되었다.

나의 연약함과 하나님을 알지 못했던 무지함, 내 힘만 내세우려던 교만함이 하나님 앞에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당신의 영광을 위해, 이 모든 것들을 고쳐 세워 주시고 회복시켜 오히려 선으로 바꿔주시기를, ‘나의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이것이 2018년을 맞는 나의 기도요 마음의 자세다. 뒤늦게나마 이것을 경험하게 된 나는, 이미 행복한 사람이고 점점 더 행복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