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g Archives: 정권

크리스천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정리도 안되면서 뻔한 결론인 잡설

요즘은 현 정권을 비난하는 세력과 옹호하는 세력 모두에게로부터 심한 피로감을 느낀다.

소셜미디어의 특성상 강한 의견 표출을 하는 글들이 타임라인을 가득 채우고는 있지만, 나처럼 가능한 정치적 멘트에 대해서는 방관(?)하고 있는 류의 사람들도 많은 걸 보면 이것이 나 혼자만의 피로감은 아닐 성 싶다. 이런 피로감이 정사와 권세에 대한 바른 이해를 멀리하게 하거나 참정권 도피와 같은 현상으로 이어지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을텐데.. 어느새부턴가 정권에 대한 신뢰도 잃어버렸고 현 정권을 반대하는 입장의 근거나 음모론에 대해서도 일단 의심하게 되는 의심병이 도진 것 같아 슬프다.

 

지금은 머리 속에 아래 같은 생각들이 복잡하게 뒤얽혀, 어떤 입장을 취해야할지 쉽사리 정리가 되지 않는것 같다. 

  1. 현 정권하에서 거짓과 미혹, 힘의 논리 등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은 사실로 보인다. 
  2. 이 점에 대해서 권위의 논리를 들먹이며 숨기고 옹호하는 식의 일부 교역자들의 해석은 눈가리고 아웅이라 생각한다. 
  3. 그렇다고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나, 집권당의 집권포기 내지는 포기가 정답일까? 현실적으로 현 정권의 악함을 역이용하려는 다른 악한 무리들이 꼴보기 싫은 건 어쩔 수 없다. 
  4. 야당에는 현재 비판받고 있는 논리를 피해갈 수 있는 인물이 있는가? 아니, 실제 그렇지 않은 인물이 있다 해도 이런저런 구설수로 국민 여론을 둘로 분열시키거나 소모적인 논쟁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줄만한 인물이 있는가? 
  5. 노무현 대통령조차도 업적이나 진실성을 떠나, 임기 기간에 이런 부분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다. 
  6. 최악보다는 차악이 낫다는 논리는, 내게는 너무 회의적이거나 현실 도피성 발언으로 들린다. 
  7. 게다가 이런 분위기 속에서 야당이나 차기 집권에 성공했을 때, 정상적인 정국이 가능할지 의심스럽다. 또 시간이 지나면서 느끼게 될 실망 그리고 비판의 분위기의 재탕은 이미 예견된 것 아닌가 싶어 답답하기 그지없다.

 

사회적 문제에 대해 현 체제나 권위라고 해서 무조건 옹호하는 것은 성경적이라는 주장은 맞지 않다는 김요한 목사님(새물결교회)의 지적에 대해 공감한다. 현 정권이 의혹과 거짓을 진정성 있게 해소해주는 것이 가장 해피한 해결책일텐데, 당연히(?)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점이 매우 유감스럽지만, 오히려 가능성이 없어 보이기에 기도할 수 있는 것 아닐까. 부조리와 거짓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크리스천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이겠으나, 이것이 정치적 의견으로 이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상당히 조심스럽다. 오히려 기도의 향하는 바는 정권에 대한 심판이 아니라 지금 하나님의 시선이 향하는 곳, 약자와 함께 눈물 흘리고 위로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기도는 나의 주장을 하나님께 강변하는 것이 아니니까.. 

당연히 사회적 책임을 질 사람들은 지고, 밝혀낼 것은 밝혀내고, 배상/보상은 철처하게 해야겠지만, 나조차도 확신할 수 없는 내용에 고의적으로 내 감정을 자아낸 정치적 주장을 내 발언이나 기도의 그릇에까지 담아내고 싶지는 않다. 솔직히 고백하건데, 사회적 부조리에 대해 입다물고 있는 사람처럼 보이기 싫어서 가끔은 내 감정보다 더 과장하여 표현하고 싶은 유혹을 받을 때도 있지만 그것도 내 자신을 속이는 거짓이고 위선인 것 같아 입을 다물기로 했다. 

 

어쩌면 약간은 무책임한 자세인지도 모르겠다. 그저 기도가 필요할 뿐이다. 

 


 

약 일주일 전에 텀블러에 남겼던 글을 옮겨 놓았다. 현재 정권을 옹호해서 한 발언이 아니라, 위에 언급했던 피로감에 기인한 넋두리다. 내 사고의 갈등을 보여주는 글인 것 같아 참고삼아(나중에 혹시라도 다시 읽어볼 때를 위해) 함께 남겨두고자 한다.

세월호 사건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서..
요즘 사고가 처리되는 과정을 보면 슬프고 답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그러나 작은 규모로라도 팀이나 공동체의 리더를 해본 경험이 있거나 그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면, 그리고 작금의 사태를 자신의 경험에 투영해 본다면 소셜미디어 상의 사람들의 반응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슬프고 비통한 감정이야 사람으로서 당연한 것이나,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뿌리고 (조작으로 드러난 것까지 포함해서) 사고대처를 잘 한 외국 사례를 나열해 가면서 ‘우리나라는 왜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느냐’는 둥, ‘무능한 정부’라는 둥 외치며 국민적 감정을 자극하는 것이 마치 정의인 것 마냥 여겨지는 사태가 더 답답하기 그지 없다.

(그들의 심정을 헤아릴 수 있으랴마는) 가족이 말하면 객관적 진실인가? 언론은 모든 정황과 사실을 알고 보도하는 것이 가능한가? 공인되지 않은 블로거나 키보드 워리어들이 말하는 논리는 모두 사실인가?

사고대처에 대한 지휘체계의 문제나 일부 정치인들의 태도 등에 대해서는 분명 개선되어야할 그리고 때로는 비난받아야할 사실들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 사고의 시작(혹은 사고에 영향을 준 요소들이 발생한 과거시점)부터 현재까지의 상황은 수많은 사실들이 얽혀진 결과라는 점이다.

슬픈 감정에 묻혀 많은 사람들이 잊고 있는 것은, 이 수많은 사실들과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감정 뿐 아니라 사고 대처에 대한 논리 등을 포함해서)들 그리고 더 현실적으로는 이해관계 등이 난잡하게 얽혀있는, 결코 단순히 지고한 생명의 가치를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이를 추구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하지만). 한 개인의 생각이나 상황도 단순하지 않을진대, 어찌 일부만을 보고 전체를 호도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지..

작은 팀에서도 팀원들에게 모든 것을 말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 (그 판단이 옳은 것이든 그렇지 않든), 한다해도 이해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때로는 팀장은 모르거나 사실이 아닌 낭설이 생겨나고 부풀려지는 황당한 경우도 수없이 목격할 수 있다.

그런 상황을 경험해본 자라면 지금 상황에서 사고를 수습해야하는 위치에 있을 때 ‘제대로’ 해낼 수 있는가? 그럴 자신이 없음에도 ‘비난 (비판이 아닌)’ 하고 범죄자 취급하고 있다면 누군가 얘기했던 것처럼 우리모두 ‘잠재적 범죄자’에 지나지 않는다.

대체 진실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정부를 욕하고, 답답한 현실에 대한 카타르시스를 느낄만한 ‘꺼리’가 그들이 원하는 진실인가? 그렇게 해서 우리가 얻는 것은 무엇인가?

독일처럼 희생자와 사고를 추모하며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다짐하는 모습을 부러워하면서, 그것이 마치 일부 지도자들에게만 요구되는 자세인 것 마냥 떠들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 한사람 한사함에게 요구되는 성숙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실종자와 유가족들에 대한 진정한 배려이고 예의 아닐까.

실종자와 가족, 유가족, 희생자, 그리고 관계된 모든 이들에게 진정한 위로가 있기를..

 

a0200494_535a1a92aaf69